넷플릭스 넘버원, 엄마 밥상 앞에서 무너진 이야기
넷플릭스에서 신작을 고르다가 을 누르게 된 건 사실 별다른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냥 썸네일이 눈에 걸렸고, 최우식 장혜진이라는 이름이 보였고, 105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가볍게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훨씬 오래 여운이 남았습니다. 영화의 설정은 꽤 독특합니다. 주인공 하민은 어느 날부터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숫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숫자가 0이 되는 순간 엄마가 사라진다는 걸 알게 되지요. 판타지적인 장치이긴 한데, 보다 보면 그게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라는 개념이 현실적으로 와닿는 순간이 생깁니다. 하민이 선택하는 건 거창한 모험이 아닙니다. 엄마 밥을 안 먹으면 된다는, 어찌 보면 단순한 결심 하나로 버텨나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죠. 밥을 피한다는 건 곧 엄마 곁을 피한다는 뜻이고, 멀어진다는 게 얼마나 마음이 아픈 일인지를 영화가 조용하게 보여줍니다. 솔직히 말하면 영화 전체가 고르게 좋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감정을 밀어붙이는 방식이 익숙한 한국식 신파 구조에 가까워서, 어떤 장면은 진심으로 먹먹한데 어떤 장면은 조금 과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음악도 감정선에 너무 밀착해서 울어야 하는 순간을 너무 명확히 알려주는 편이고요. 그 부분에서 호불호가 꽤 갈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혜진 배우의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특별히 감동적인 대사를 치는 것도 아닌데 밥상을 차리는 손놀림이나, 아들 눈치를 살짝 보는 표정 같은 것들이 영화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 정확히는 우리 엄마 같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자연스럽게 한 번 계산이 됐습니다. 1년에 부모님 밥을 몇 번이나 같이 먹는지. 명절이나 생일을 빼면 생각보다 그 횟수가 많지 않더군요. 영화가 의도한 효과가 정확히 작동한 것일 수도 있고, 그냥 제가 그런 나이가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넷플릭스 순위 상위에 올라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