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일드 추천 - 조금만 초능력자,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일본 드라마를 찾다가 제목이 눈에 띄어서 보게 됐습니다. '조금만 초능력자'라는 제목부터가 좀 특이하잖아요. 초능력자인데 '조금만'이라니. 그게 궁금해서 일단 틀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 만든 드라마였습니다. 아사히 TV에서 방영했고 넷플릭스에도 올라와 있어서 접근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총 9화로 짧게 끝나는 편인데, 분량이 딱 적당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오랫동안 백수로 지내던 중년 남자 분타가 '노나마레'라는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어떻게 어떻게 합격을 하고, 회사에서 주는 캡슐을 먹고 초능력자가 됩니다. 그런데 이 초능력이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닙니다. 분타는 손을 대면 상대방의 마음이 들리고, 동료 중 한 명은 식물에 손을 대면 꽃이 피고, 또 다른 동료는 마음을 집중하면 아주 살짝 온도를 높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전자레인지 200W 정도의 출력이라고 표현하는데, 물을 데워도 미지근해질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동물과 짧게 대화할 수 있는 동료도 있는데, 이쪽도 명령이 아니라 싹싹 빌어서 부탁을 드리는 방식입니다. 이 조금만 초능력자들이 매일 회사 앱으로 날아오는 사소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누군가 우산을 챙기게 만들어라, 누군가의 스마트폰 배터리를 다 소진시켜라, 이런 식입니다. 얼핏 보면 세계를 구하는 일과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미션들인데, 그게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이 구도 자체가 코믹하고 따뜻해서 꽤 즐거웠습니다. 세상에서 한 번씩 실패하거나 밀려난 사람들이 모여서 사소한 임무를 해내며 조금씩 서로에게 기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거든요. 유사가족 같은 분위기가 나는데, 억지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쌓여서 보기 좋았습니다. 중반부터 세계관이 꽤 크게 벌어집니다. 미래에서 온 인물, 시간을 바꾸려는 계획,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걸게 된 누군가의 이야기가 합쳐지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사장 키자시라는 인물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이 사실상 이 드라마의 핵심인데, 냉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