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 끝나고 나서도 한참 생각하게 되는 영화
넷플릭스에서 새로 공개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작품이라는 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허트 로커나 제로 다크 서티를 인상 깊게 봤던 분이라면 이름만으로도 어느 정도 기대치가 생기실 텐데, 저도 그런 마음으로 보게 됐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발사 주체를 알 수 없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고 있고, 시카고에 도달하기까지 약 19분이 남았다는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군인, 백악관 관계자, 그리고 대통령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지를 세 챕터로 나누어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같은 시간대를 세 번 반복하는 방식인데, 처음에는 괜찮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긴장감이 유지됩니다. 음악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고, 현악기를 절제되게 깔아두는 방식인데 오히려 그게 더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장면 장면마다 클로즈업과 핸드헬드 촬영이 많아서 인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더 가깝게 다가왔고요. 배우들 면면도 좋았습니다. 레베카 퍼거슨, 자레드 해리스, 안소니 라모스 등 각자의 역할에서 묵직하게 잘 소화했습니다. 이드리스 엘바가 맡은 대통령은 3막에 가서야 비중 있게 등장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이 상황의 무게를 잘 전달해냈습니다. 특히 핵가방을 든 소령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장면은 꽤 오래 남았습니다. 결정권을 쥔 사람이 오히려 가장 무력해 보이는 순간이었거든요. 국방부 장관 베이커의 마지막 선택은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딸에게 전화를 걸고, 헬기 앞에서 몸을 던지는 그 흐름이 너무 조용하게 처리되어서 오히려 더 서늘했습니다. 권력 있는 자리에 있다고 해서 이런 상황에서 더 단단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인물이었습니다. 결말에 대해서는 솔직히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미사일이 어디서 발사됐는지,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시카고에 실제로 폭발이 일어났는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 영화가 끝납니다. 열린 결말이 주는 여운이 있긴 한데, 동시에 이야기가 완결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