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멋진 신세계 1-6화 - 볼수록 설정이 무서워지는 드라마
요즘 금토드라마 챙겨 보는 게 거의 없었는데, 멋진 신세계는 첫 화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다 싶어서 계속 보게 됐습니다. 장르만 보면 타임슬립 로맨스 코미디인데, 실제로 보다 보면 그냥 가볍게 웃고 끝나는 드라마가 아니에요. 코믹한 장면들 사이에 시대극 서사가 꽤 무게감 있게 깔려 있어서, 웃다가 갑자기 진지해지는 순간들이 반복됩니다. 그 리듬이 의외로 잘 맞아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기본 설정은 이렇습니다. 조선시대 후궁 강단심이 사약을 받고 죽는 순간, 현대의 단역 배우 신서리 몸에 빙의되는 이야기예요. 신서리는 마침 장희빈 사약 씬을 촬영하던 중이었고, 거기서 진짜 강단심 영혼이 들어오게 됩니다. 임지연 배우가 조선식 말투와 현대 상황 사이에서 버벅이는 연기를 굉장히 설득력 있게 하는데, 단순히 웃음 포인트를 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실제로 낯선 세계에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어줘서 좋았습니다. 1, 2화에서 현대 문물에 적응하는 과정을 얼렁뚱땅 넘기지 않고 설득력 있게 짚어주는 것도 꽤 인상적이었고요. 남자주인공 차세계는 허남준 배우가 맡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 배우를 제대로 챙겨본 게 이번이 처음입니다. 각지고 남자다운 인상인데 각도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묘한 얼굴이에요. 딕션이 좋아서 대사 전달력이 높고, 표정 연기가 생각보다 훨씬 세밀합니다. 재벌 3세 캐릭터 특유의 오만함을 갖추면서도, 신서리 앞에서 점점 무너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더라고요. 고백했다가 차이고, 또 고백했다가 또 차이는 과정이 반복되는데 그게 답답하기보다는 웃기고 또 안쓰럽기도 해서 이상하게 계속 응원하게 됩니다. 악역인 최문도 캐릭터도 생각보다 드라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인공들의 로맨스 흐름이 가벼워질 때마다 최문도가 등장해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데, 단순한 재벌 갈등 구도가 아니라 전생 서사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뒤로 갈수록 더 궁금해지는 인물이에요. 설정 면에서 보면, 연출이 꽤 세밀하게 짜여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의상 연출이나 대사 하나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