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체 후기, 부산행 좋아하셨던 분들께 추천드려요
오랜만에 남편이랑 둘이 영화관에 다녀왔어요. 요즘 나올 만한 게 없다 없다 했는데, 군체가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예매했습니다. 연상호 감독 작품이라고 하니까 부산행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때도 영화관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나름 긴장감 있게 즐겼던 작품이라 이번 군체도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들어갔어요. 영화는 생각보다 시작이 빠른 편이었어요. 도심 고층 빌딩 안에서 갑자기 감염 사태가 벌어지는 설정인데, 초반부터 상황이 빠르게 전개되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폐쇄된 공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구조 자체는 부산행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엔 빌딩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답답함이 있었어요. 위로 올라가야 살 수 있는데 아래로는 계속 좀비들이 차오르는 그 느낌이요. 이 영화에서 가장 신선했던 건 좀비들이 집단으로 움직인다는 설정이었어요. 한 마리가 뭔가를 파악하면 나머지도 다 알게 된다고 할까요. 처음에는 네 발로 기어다니다가 나중에는 두 발로 서서 걷고, 심지어 말까지 하는 수준으로 진화하는 장면은 솔직히 좀 섬뜩했어요. 어디선가 이런 비슷한 개념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좀비 영화 많이 보신 분들 눈에도 꽤 신선하게 다가올 것 같았어요. 전지현은 11년 만에 스크린에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복귀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모양인데, 영화에서 연기 자체는 무리 없이 잘 해줬어요. 억지로 강한 척하거나 무조건 눈물 짜내는 장면도 아니고, 상황을 차분하게 헤쳐나가는 역할이라 보기 편했어요. 구교환은 빌런으로 나오는데, 그냥 단순한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나름의 이유와 집착이 있는 캐릭터였어요. 이해는 안 되지만 왜 저렇게까지 됐는지는 설명이 되는 편이라 납득은 됐어요. 지창욱은 액션 담당인데 생각보다 비중도 있고 감정선도 있어서 인상적이었고요. 영화 중반부터는 생존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생기는데, 이런 부분이 제일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위기 상황에서 결국 자기만 살겠다고 움직이는 사람들, 그 안에서도 끝까지 함께 가려는 사람들.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