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카페 시작하고 원두 고르는 데만 한 달 걸린 이야기
홈카페를 시작한 건 올해 초였는데요, 막상 원두를 고르려고 검색창을 열었다가 바로 압도됐어요. 에티오피아,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나라 이름만 줄줄이 나오고, 싱글 오리진이니 블렌드니 약배전 중배전이니 처음 보는 용어들이 쏟아지더라고요.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려고 했을 뿐인데 공부를 해야 하는 건가 싶었어요. 결국 처음엔 유명한 브랜드 원두를 샀어요. 브랜드가 있으니까 믿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받아보고 나서 로스팅 날짜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꽤 오래된 원두였어요. 향이 기대보다 약하다고 느꼈던 이유가 있었던 거더라고요. 원두는 볶은 지 얼마 안 됐을 때가 가장 향이 좋다는 걸 그때 처음 제대로 알았어요. 그 이후로 원두 고를 때 로스팅 날짜를 꼭 확인하게 됐는데, 마트나 대형 브랜드 제품들은 소비기한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언제 볶은 건지 알기가 어렵더라고요. 저렴한 원두들은 아예 날짜가 없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러다 소규모 로스터리 원두에 관심이 생겼는데, 주문 후에 로스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곳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받아봤을 때 로스팅한 지 며칠 안 된 원두가 오더라고요. 향 자체가 달랐어요. 봉투 열었을 때 올라오는 냄새가 확실히 다르다는 게 느껴졌고, 원두 표면도 기름기 없이 깔끔한 상태였어요. 지금은 고소하고 산미가 적은 원두를 주로 마셔요. 브라질계 원두나 블렌드 중에서 견과류, 초콜릿 계열 향이 나는 걸 좋아하는데, 아침에 마셔도 속이 편하고 라떼로 만들어도 잘 어울리거든요. 에스프레소로 뽑으면 크레마도 잘 올라오고요. 분쇄도도 처음엔 그냥 적당히 갈았는데, 사용하는 추출 도구에 따라 굵기가 달라야 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핸드드립은 중간 굵기, 에스프레소 머신은 훨씬 곱게 갈아야 하고, 프렌치 프레스는 굵게 가는 게 맞더라고요. 같은 원두도 분쇄도에 따라 맛이 꽤 달라지더라고요. 보관은 밀폐 용기에 넣어두고 서늘한 곳에 두고 있어요. 냉장고에 넣으면 냄새를 흡수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는 상온에만 두고 있고요. 그리고 1k...